VMX 2023(Veterinary Meeting&EXPO)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지난 1월 14일부터 5일간 개최됐다. 치과장비제작 전문 기업인 한일치과산업㈜는 이 전시회에 참가하여 신제품인 돌체벳(Dolce VET : 치과전용 수술대의 미국 수출명)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수의치과용 장비와 전용 수술대가 접목된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전시를 마무리했다.

수의치과전용 치과유니트 돌체(Dolce)를 개발, 수출을 한지도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6년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VC(World Veterinary Congress)때 만나게 된 미국의 덴탈 포커스사(Dental Focus)의 대표 Mr. Merritt. 그와 의기투합하여 현재까지 200여대의 돌체를 미국에 수출했다.

그 후 6년이 지난 올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VMX 2023(Veterinary Meeting&EXPO)에 치과용 유니트가 장착된 수술대를 출품 전시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신제품 수술대에 홀딱 반한 Mr. Merritt의 초대로 부스를 지원받아 참여할 수 있었다.

△ Mr. Merritt 대표(우)와 임양래 대표(중간
△ Mr. Merritt 대표(우)와 임양래 대표(중간

돌체 벳(Dolce VET : 치과전용 수술대의 미국 수출명)의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을 때, 다른 의견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이메일로 Mr. Merritt에게 돌체벳에 관련한 자료를 보냈다. 당장이라도 한국에 와 직접 장비를 보고 싶다는 Mr. Merritt을 코로나 등을 핑계로 말리며 장비가 조금 더 다듬어진 후 국내 전시가 있을 때 초대하겠다 제안했다.

하지만 나의 제안에 Mr. Merritt은 VMX의 부스와 돌체벳 등 장비의 항공편발송 지원을 역제안 하며 조급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직도 남아있는 코로나 여파로 항공은 물론 해상 항로까지 쉽지 않은 상황에 커다란 장비를 제날짜에 전시장이 있는 현지로 보내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돌체와 돌체벳은 무사히 현지에 도착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내가 미국에 출발하기 직전까지도 거의 매일 Mr. Merritt에게서 메시지와 이메일을 받았다. 미국의 다른 업체와 컨텍을 할까 걱정이라고, 어서 돌체벳을 실물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이다. 너무나 감사하고 기대가 되는 출장이었다.

올랜도에서 열리는 VMX 참가는 이번이 세번째이다. 앞선 두번의 전시회는 돌체만으로 전시를 했고, 이번 VMX 2023에서는 수술대인 돌체벳을 출시하며 기존의 돌체와 함께 전시하게 되었다. 돌체와 비슷한 성격의 일반 치과용 장비는 미국에서도 역시나 중국제가 많이 판매되고 있고, 가격은 돌체의 1/5정도로 매우 저렴하지만, 가격만큼이나 낮은 성능을 자랑(?)중이다. 덴탈포커스의 Mr. Merritt는 물론, 우리 부스에 방문한 현지 딜러, 수의사들에게도 물어보니 중국산 저가 장비는 잦은 고장과 동시에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A/S로 구매를 꺼려하는 듯 보였다.

중국산의 다섯배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우리의 돌체는 이미 현지의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나 평판이 매우 좋은 편이다. 역시 미국 독점계약사인 덴탈포커스(Dental Focus) Mr. Merritt 사장과 기술진의 부단한 노력과 돌체에 대한 애정으로 보인다. 돌체벳 또한 그런 열정으로 세일즈 해 줄 생각을 하니 나도 더 좋은 장비를 만들어서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해 주고 싶었다.

△ 앉아서 시연해 보는 모습
△ 앉아서 시연해 보는 모습

신제품인 돌체벳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끌었던 것은 치과 유니트가 옆에 고정형으로 장착된 게 아닌 수술대 윗쪽에서 움직이며 사용하게 되는 점이었다. 방문객들 대부분이 실제 사용할 때처럼 앉아 자세를 잡아보며 치과 진료가 너무 편하고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감탄했다. Highspeed Handpiece가 두개인 것, Optic type의 Scaler까지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그들 특유의 미소와 엄지척을 보여주었다.

자유롭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8구 LED Light와 함께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은 역시 승하강과 틸팅이 되는 수술대였다. 동물의 구강 진료 시 발생할 수 있는 기도 막힘을 완벽하게 방지하기 위해서는 머리 부분을 술자 쪽으로 기울어지게하는 틸팅 기능이 꼭 필요하다. 모든 수의사의 체격이 같지도, 동물의 크기가 같지도 않기 때문에 수술대의 승하강 역시 치과 진료시 꼭 필요한 기능이다. 틸팅과 승하강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조그 스위치는 수술대의 기능들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발로 조작되는 조그 스위치는 주변의 모든 수의사들을 감탄시켰다.

△ 수술대의 각도_높낮이 조절
△ 수술대의 각도_높낮이 조절

치과 치료에 경험이 많은 수의사들은 돌체벳에 장착된 핸드피스의 성능과 파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발치 된 실제 치아를 가지고 와 직접 삭제해 보는 수의사도 있었다. 자신의 병원에서 사용중인 장비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으며 돌체벳의 강력한 파워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두개가 장착된 Highspeed Handpiece는 치료하는 시간을 단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당장이라도 장비를 바꾸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하수도에 연결하지 않고 오수가 바스켓에 모여 별도로 처리하게 한 기능은 배관공사의 부담을 덜어주고 어디는 수술대를 설치할 수 있게 한다. 자신의 병원에 공사 없이 어디에나 설치될 수 있는 돌체벳은 기존 치과 장비를 바꿔야만 하는 또다른 강력한 이유가 되었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컴프레서도 톡톡히 한몫을 해냈다. 고르고 골라 고심해서 채택한 컴프레서는 낮은 소음과 진동, 하지만 강력한 파워로 현지 수의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쪼그려 앉아 소리를 들어보는 사람, 컴프레서 파트 내부의 방음 처리에 대해 확인 해 볼 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 제조국부터 내구 수명, 잦은 고장여부 등 컴프레서로 받은 스트레스가 참 많고도 다양해 보였다.

조악한 영어 실력일지라도, Everything made in Korea라는 설명은 그들에게 믿음을 주었나 보다. 소모성 부품을 제외하고 15년 이상이라고 설명해주니 Great이라고 받아주었다. 다시는 Made in China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작게 덧붙이면서 말이다.

컴프레서만큼 조용하고 강력하게 빨아들이는 석션도 장착되어 있음을 설명하며 물컵에 물을 따라 시연해 보였다. 어시스턴트를 위한 적절한 배치와 강력한 파워, 석션된 오수를 제거할 수 있는 원터치 석션병 고정장치까지, 주력으로 생각하지 않던 장점에서도 감탄이 터져 나오니 기쁨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였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도 있었다. 한국에서 전시하고 필드테스트 할 때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부족한 면이 돌출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사들이 수술대 상판 사이즈에 대해 언급했다. 아차 싶었다. 한국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5~10kg대의 소형~중형견은 문제가 없었지만, 대형견이 많은 미국에서는 40~70kg의 크기를 감당 해 내기에는 수술대가 협소했다. 수출용으로는 수술대 상판의 사이즈를 달리하여 제작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당장 반영하여 납품시에는 변경된 사이즈로 출고시키겠다고 Mr. Merritt에게 전달했다.

△ 만족스러운 표정의 고객과 임양래 대표(좌)
△ 만족스러운 표정의 고객과 임양래 대표(좌)

가장 빠른 설치 일정을 확정받고 싶어하는 수의사가 많았다. 나는 물론 Mr. Merritt도 기뻐서 싱글벙글했다. 캐나다계의 한 수의사는 왜 이런 좋은 제품을 이제야 만들었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제품 개발 막바지에 급하게 장비를 미국으로 보내며 받았던 압박감, 긴 비행 스케줄에 도착하자마자 쉼없이 전시장 세팅을 하며 떨어졌던 체력까지 되돌아오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돌체벳은 많은 사람들의 인정과 큰 호응을 받으며 세상에 공개됐다.

다음 호에 계속
_임양래 (한일치과산업) 대표